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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나는 포장마차 주인이다 - 포장마차 주인이 지켜야 할 기본

 

‘기/본/에/ 충/실/하/자.’

‘버들골’이 지금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포장마차 주인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포장마차 주인이 지켜야 할 기본 중에 기본은 정성!이다. 손님을 정성으로 대할 때, 그 마음에서 친절과 안주 맛, 가게 분위기 등 모두 발현된다.
나는 떡볶이를 우묵한 프라이팬에 넣고 볶을 때 주걱으로 재료들을 건드리지 않고 프라이팬 바닥이 긁히도록 휘젓는다. 그래야 재료들이 망가지지 않고 잘 볶아진다. 주걱으로 프라이팬 바닥과 재료 사이를 휘저으면 닿는 면적이 커져서, 재료가 탄력을 잃게 되고 모양이 금방 망가진다. 그래서 주걱으로 재료를 이리저리 휘저어서 볶는 요리는 맛이 없다.
기본을 지켜야 한다. 조리할 때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나쁜 조리 습관이 생긴다. 기본 없는 응용은 일시적인 ‘쇼’에 불과하다. 쇼는 구경할 때만 재미가 있다. 인생이 ‘쇼’라면 그처럼 서글픈 것이 있을까.
이렇게 나는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 오래간다는 것을 주방에서 터득했다. 주걱으로 프라이팬 바닥을 긁는 게 인생 자체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 하지만 그 기본을 기반으로 한 장사는 반드시 정당한 결과를 얻는다.
역시 장사하는 사람의 기본 중에 기본은 정성이다. 손님을 향한 정성, 좋은 술집을 만들기 위한 정성, 그 정성으로 인해 지켜야할 기본들이 더 생기는 것이다.

 

 

 

첫째/ 포장마차/ 주인에게/ 벤치마킹은/ 필수다. 


장사 잘되는 집, 안주가 맛있는 집들을 찾아다니며 보고 배워야 한다. 

 

둘째/ 모든/ 음식은/ 세팅/ 전/ 반드시/ 확인하라.


요리가 맛있게 잘 만들어졌는지, 데커레이션은 잘 됐는지, 그릇 상태는 깨끗한지, 혹시 술잔에 고춧가루라도 묻지는 않았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테이블에 나가야 한다.

 

셋째/ 소신을/ 가지라. 


가끔 버들골 매뉴얼, 기준에 딱 맞는 음식,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음식을 내었는데 손님이 항의를 할 때가 있다. 유독 매운 음식을 못 드신다거나, 입맛에 안 맞는 경우다. “고춧가루를 빼달라”든가, 이리저리 조정을 하여 “새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럴 땐 정중히 “이 메뉴는 버들골 기준에 따라 만들어졌을 때 최고의 맛이 납니다. 기준을 무시하면 전혀 다른 맛이 날 수 있습니다”를 분명히 말씀 드리고 죄송하지만 손님의 요구를 거절한다. 손님의 특별한 취향에 맞추다 맛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넷째/ 밥집과/ 술집의/ 차이를/ 인정하라.


밥집과 술집은 다르다. 밥집은 밥만 먹고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술집은 다르다. 술이 마술을 부려, 때론 주인장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할 때도 있고, 목소리가 커질 때도 있다. 술집 주인이라면 그 어떤 상황이라도 이해해야 한다. 

 

다섯째/ 알아서/ 해주는/ 서비스가/ 진짜/ 서비스다. 


손님이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서비스가 아니다. 알아서 해주는 서비스가 진짜 서비스다. 이를 위해선 손님에게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이태원 ‘버들골’엔 손님들께 내드릴 머리끈이 준비되어 있다. 어쩌다 머리가 긴 손님이 머리 때문에 불편해 보인다 싶으면 머리끈을 갖다 드린다. 그러면 “사장님은 센스쟁이~” 같은 애교 섞인 칭찬이 돌아오기도 한다. 작은 관심과 정성이 고스란히 손님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여섯째/ 테이블에서/ 답을/ 찾으라. 


손님에게 관심을 갖지 않으면 또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손님이 원하는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장사하는 사람에게 생기는 문제의 답은 손님 테이블에 있다. 

 

일곱째/ 음식은/ 입으로/ 먹지만/ 눈이/ 먼저/ 즐거워야/ 한다.



막상 안주가 나왔는데, 미처 상상하지 못한 예쁜 요리가 나오면 손님들은 그때부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누가 젓가락이라도 댈라치면 “잠깐!”을 외치는 사람이 생기고, 그동안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등 분주해진다. 그런 와중에 손님에게 다가가면 안주가 맛있다고 칭찬 일색이 되게 마련이다. 이런 정도가 되면 바로 우리 가게의 단골손님이 될 확률 99퍼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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