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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3. 정성으로 채우는 술잔 - 꽃 같은 안주
낙지볶음소면을 만들고 꽃을 장식으로 놓았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다른 사물을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자기를 낮추고 산다는 건 그래서 아름다운 일이다. 꽃잎은 시들면 떨어진다. 아름다움을 고집처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리라.
소면 위로 놓은 꽃잎은 이렇게 제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꽃을 함부로 꺾을 수는 없다. 모든 건 제자리가 있다. 소면 위로 꽃잎을 올리면서 제자리를 이렇게 찾아주고 싶다.
안주는/ 세/ 번/ 먹는다.
눈으로 한 번 먹고, 입으로 한 번 먹고, 마지막으로 분위기로 한 번 먹는다. 음식점에서 술집에서 파는 음식은 맛만 있어선 안 된다. 입이 즐겁기 전에 벌써 눈이 즐거워야 하고 먹고 나선 마음이 즐거워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세 가지 원칙을 늘 염두에 두고 요리를 만들고, 안주 스케치를 그린다.
사실 안주 스케치는 포장마차 초기 재료 살 돈을 아끼려고 마련한 방법이다. 서점에서 레시피를 베끼고 메모를 하고, 음식 모양을 그렸던 것이 자리를 잡아 나만의 안주 개발 노하우가 된 것이다. 지금 파는 안주들도 모두 내가 스케치했던 것을 요리로 만들어 낸 것이다.
사실 스케치를 하면서 혀로 직접 요리의 맛을 볼 수는 없다. 실체가 없으니 그려놓은 요리의 맛을 상상하는 수밖에…. 그러면 그때부터 나는 재료를 그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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